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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타 의 .모든것

[비성물요 2] 화려한 이혼식으로 보는 부부의 사랑과 전쟁,그리고 평화 ....



펑샤오강 감독, 게유,서기 주연의 쉬즈 더 원' 중국에서 '적벼대전'과 맞붙어 '적벽대전'을 누르고 흥행1위를 달성한 영화입니다.

매년 설이면 설 특집으로 영화 한편씩 만드는 펑샤오강감독의 영화는 중국에서는 흥행보증수표라고 할수가 있지요.


오늘 중국 사이트를 뒤지다가 펑샤오강감독의 이 영화가 있어서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솔직히 게유 특유의 유머를 좋아하기도 해서 게유가 출연을 하면 일단 꼭 보는 편이기도 합니다.

역시 실망은 시키지 않더군요.

초반부터 빵터졋습니다. 특히 황당하면서도 재미있는 결혼식도 아닌 이혼식 장면을 보면서 빵 터졋습니다.


이 영화는  게유의 청혼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나이 48살에 접어든 게유는 서기와의 결혼을 다짐합니다.비록 서기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단지 호감을 가지고 있을뿐이라는걸 알지만 자신의 나이도 나이인만큼 죽이든 밥이든 만들어놓고 보자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결심한것이 만리장성에서의 청혼입니다. 자신에게 반지를 끼워주는 게유를 보며 비록 호감 그 이상의 감정은 없지만 서기는 일단 반지를 받습니다.그리고 게유에게 이러한 질문을 합니다.

서기 : '결혼이 당신에게는 무슨 의미이지요,사랑인가요?'




게유: '아니 절대 아니지, 이건 나도 알고 있어요,사랑에는 수명이 있는거예요.만일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면 나는 절대 당신과 결혼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것이예요'


솔직히 나는 이 말이 참 마음에 듭니다.

지금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거의 밥먹듯합니다.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지요.하지만 그에 정비례되는것은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항상 헤여진 다는겁
니다.

옛날 얼굴한번 보지 못하고 결혼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평생을 서로 아끼며 잘 살아가고 있지만 사랑해서 결혼한 우리는 사랑을 하는 만큼 헤여짐도 자주 가지지요. 결혼은 사랑만으로는 안된다는 말,사랑에는 유효기가 있고 부부는 나중에 의리로 책임으로  친구같이 남매같이 그렇게 살아간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생각하면
게유의 이 말에는 참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빵 터졋습니다.

화면만 보고 결혼식이라고 생각을 하면 착각입니다.결혼식에 검은 드레스를 입다니 하며 이상한 생각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것은 망과와 이향산이라는 두 남녀의 결혼식이 아닌 이혼식이기 때문입니다.



하객도 있고 주례도 있고 모든 구색을 결혼식과 비슷하게 맞춘 화려한 이혼식, 보는 순간 빵 터졋습니다. 미쳣구나,어처구니 없다는 생각도 조금 들엇지만 생각 자체가 재미있엇습니다.

주례를 서는 게유의 주례사도 재미잇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의 친구인 망과여사와 이향산선생이  5년간의 결혼생활을 끝마치고 부부에서 서로아는 사람(熟人)으로 변하는 순간을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들고 이런말을 합니다.

"당신들은 이 돈에 손을 얹고 맹세하세요.지금부터 당신들이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진실되고 믿을수 있으며 심사숙고해서 내려진 결정이라는것을,"



"망과,너는 성실하게 대답을 해야 한다.이후 너는 향산이 얼마나 부유하고 얼마나 건강하고 얼마나 너를 사랑하더라도 너는 영원히 그와 함께 생활하지 않을것을?"

"향산아,너는 성실하게 나에게 답해야 한다.이후 망과가 얼마나 아름답고 매력있고 너를 사랑해도 너는 그와 다시 살지 않을것이니?"

두사람 모두가 예라고 대답을 합니다.



다음 순서로 결혼반지 반납의식이 펼쳐집니다.결혼식에서는 서로 반지를 교환했다면 이혼식에서는 반지를 반납하고 서로에게 돌려주는 의식이라고 할까요.서로가 끼고 있던 반지를 주례에게 반납을 합니다.



그리고 중국인들의 결혼식에서 항상 볼수있는 쌍희자 커트의식도 잇습니다.두사람이 하나가 되여 영원히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의 쌍희자를 가위로 자른후 그 종이를 불에 태웁니다.


이로서 주례는 두 사람의 이혼을 선고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객들과 두 사람에게 묻습니다.
"마지막 키스를 원하십니까"라고. 여기서 웃지 않을수가 없엇다.




키스를 거부하는 부부에게 게유는  그렇다면 서로 친구처럼 악수를 하라고 합니다.거기에 한술 더떠 포옹까지 권하여 그들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악수하고 포옹하며 부부에서 좋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이혼축하 파티.단설기도 자르고 위스키도 터뜨리고 심지어 평화의 비둘기도 날리며 이혼식장은 축제의 장으로 변합니다.

단설기에는 이런 글씨가 적혀있습니다 : "헤여져도 우리는 여전히 좋은 친구이다"



이혼식의 대미는 하늘로 날려보내는 평화의 비둘기엿습니다.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두가 알겟지요. 사랑으로 부부의 연을 맺고 전쟁으로 결혼생활을 이어가다가 이혼으로 평화를 맞이하는 울지도 웃지도 못할 한 부부의 이야기 ,아마 남의 일만은, 영화나 드라마속의 일만은 아닐것입니다.



이혼식에서 즐겁게 술을 마시는 하객들을 보면서 나누는 서기와 게유의 대화도 재미가 잇습니다.

서기 : " 무엇이 그렇게 좋으세요"
게유 : "이혼해도 좋은 친구로 남으니까 좋은거지 뭐"
서기 : "그럼 결혼은 왜하지, 처음부터 좋은 친구로 남으면 좋을걸" 
게유 : "그건 틀리지,결혼전의 좋은 친구와 이혼후의 좋은 친구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지.
서기 : "이젠 책임을 질 필요가 없어져서"
게유 : :이건 책임과는 관계가 없어, 중요한것은 더 이상 상대에게 바라는것이 없다는것이다. 서로 상대
           에게 더 이상 환상
을 가지지 않고 진정으로 상대의 모든것을 포용할수가 있다는 것이지. 이런
           친구를 사귀면 마음이 얼마
나 편해."

사랑해서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니 전쟁이 끊이지 않고, 이혼을 하니 평화가 찾아와 서로가 좋은 친구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혼도 가끔은 모두에게 축복받을만한 일인것같네요. 하지만 일상에서 그 누군가가 이런 이혼식을 한다면 미친놈이라고 하겟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