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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상 속 으 로

14세 소년의 왕따일기, 폭행도 모자라 성추행에 전기고문까지...도넘은 학교폭력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이다.


 


2011년 3월7일 월요일

오늘도 별 기대를 안 하며 학교로 갔다. 안○○ 외 몇 명이 또 나를 괴롭혔다.
무서웠다.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하겠다. 쟤들이 정말 인간인가? 이런 생각도 든
다. 내가 한심스럽고 정말 죽고 싶다. 머리 치는 건 기본이고, 분필도 교복에다
가 묻히고 대머리 독수리라고 욕하고 툭툭 친다. 사람의 외모를 가지고 놀리다니…. 나는 참을 수 없다. [김○○, 안○○, 정○○, 김○○, 최○○, 신○○, 박○○] 이런 애들은 정말 살 가치도 없는 놈들이다.


이군에 대한 친구들의 폭력 강도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와 함께 가해 친구
들에 대한 증오도 커져만 갔다. 친한 친구까지도 자신을 지켜줄 수 없다고 생각
하자 깊은 상심을 하고,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는 무기력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단계에까지 이른다.



2011년 3월9일 수요일


오늘도 가자마자 김○○과 그의 딸린 식구들이 나를 괴롭혔다. 이름은 김○○인
데 하는 짓 보면 아주 짐승이다. 그리고 요즘에는 정○○이라는 애도 나를 만만
하게 본다. 내가 동네북이라도 된 것 같다. 학교 가는 게 너무 두렵고, 떨린다. 광활한 정글에 나 혼자 둔 것 같다. 무섭다. 여자애들 보는 앞에서 개처럼 머
리, 가슴, 배, 엉덩이, 등을 아무런 반항도 못한 채 맞은 내가 참 부끄럽고 한심스럽다. 더군다나 친구인 ○○이도 말리지 못한다.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군의 정신과 육체는 날이 갈수록 피폐해져갔다. 친구들의 폭행뿐만 아니라 괴롭힘도 도를 넘기 시작했다. 분필로 교복에 떡칠을 하는 바람에 옷이 성할 날이 없었다. 학용품 빼앗기, 도시락 반찬 뺏어 먹기 등은 매일 반복되다시피 했다.
친구들의 폭행에서 자유로운 날은 오로지 주말뿐이었다. 그에게 주말은 '해방
구'였던 셈이다. 학교 가는 날을 '지옥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루는 자신
이 얼마나 맞고 다니는지 '맞는 부위'를 일기장에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을 괴롭
히는 친구들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라며 극단적인 분노를 표출한다.


2011년 3월11일 금요일


오늘은 드디어 이번 주의 마지막 날이다. 김○○과 안○○ 이런 애들은 계속 나
한테 놀리고 때리고 그런다. 그리고 정○○은 나에게 분필을 묻히는 등의 심한
장난을 친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만날 맞고 산다. 생각해보면 나도 참 불쌍한 인
생이다. < 맞는 부위 > 머리 : 심하게 맞는다. 최근 들어 감각이 사라진다. 가
슴 : 맞으면 죽을 것 같다. 배 : 맞으면 설사 등 복통이 심하다. 엉덩이 : 제대로 앉지도 못한다. 등 : 몸이 깨질 것 같다. < 이런 애들 >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언어적 폭행.


이군은 괴롭힘과 폭행을 당한 지 18일 만에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다. 3월21
일에는 '내 기억력이 점점 흐려진다. 초등학교 때에는 어렸을 때 있었던 일도 기억이 났는데, 요즘은 하루 전 일도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라고 적고 있다. 친구들의 도를 넘는 괴롭힘에 수치심까지 느낀다. 4월29일 일기장에는 '정○○이 쉬
는 시간에 내 성기를 만졌다'라며 성추행을 당했다고 적고 있다. 이때부터 거의 매일 '성기를 만졌다' '성기 가지고 장난 친다' '성기를 찼다'는 내용이 반복적으로 나온다.


2011년 4월29일 금요일

오늘은 정○○이 내 성기를 만지고 김○○ 서클과 같이 나를 때렸다.(머리, 가
슴, 배, 등, 엉덩이) 그리고 김○○ 서클과 같이 분필 던지고 묻히고(머리에다
가) 최○○와 같이 욕해대고. 학교 가기 싫다.


이군은 새로운 탈출구를 모색한다. 4월7일에는 "정말 죽고 싶다"라며 '죽음'에
대한 동경을 하는가 하면 같은 달 30일에는 "쉬는 시간, 점심 시간, 학교 끝나
고 괴롭힌다. 이런 내가 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라며 점점 자살 유혹에 빠져
든다. 5월4일에는 "언어 폭력까지 괴로운데, 정○○이 성추행까지 해서 더 괴롭
다"라고 적고 있다.


친구들의 괴롭힘과 폭행은 고문 수준으로 발전했다. 5월13일에는 '따가운 정전기가 나오는 총으로 온몸을 쐈다'라는 대목이 있다. 단순 폭행과 괴롭힘에서 성추
행으로 급기야 '장난감 정전기 총'까지 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 5월13일 금요일


쉬는 시간에 김○○이 머리 때리고, 김○○, 안○○, 신○○, 박○○, 정○○이
배, 가슴, 옆구리, 등, 엉덩이를 때리고, 최○○는 욕해대고 놀리고, 정○○이
끝나고 남으라 해서 이○○ 집에 억지로 끌려갔다. 가자마자 나한테 욕하고 엉덩이 걷어차고, 발로 배 때리고 눕혀놓고 때렸다. 그리고 이○○이랑 놀지 말라고 하고 각서를 쓰게 하고 따가운 정전기가 나오는 총으로 무릎이며 온몸을 쐈다. 집으로 가니 학원 가는 날인데 늦었다고 아빠는 화냈다. 이런 사실을 얘기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이렇게 학교 폭력이 난무했지만 담임교사는 큰 힘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폭력을 보고도 외면했다고 한다. 이군은 이런 담임교사를 원망하기까지 했다.

2011년 5월19일 목요일


김○○ 서클이 머리, 등, 가슴, 배, 엉덩이를 때리거나 찼다. 선생님도 교실에
있었지만 별다른 조치나 관심도 없고, 혼도 안 내고 나를 안 도와준다. 원망스럽
고 정○○은 내 오렌지를 먹었다. 짜증난다.


이군은 친구들의 폭행에 시달린 나머지 부모에게 털어놓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
때마다 심적 갈등을 한다. 자신보다는 부모의 처지를 먼저 생각했다. 그리고 친구들의 보복이 두려워 말을 꺼내지 못했다.


2011년 6월4일 토요일


폭력과 성추행을 말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난다. 아빠는 수술해서 회복 중이고
엄마한테 창피해서 말할 용기가 안 난다. 복수할까 봐 무서워서 그렇다.


친구들의 괴롭힘과 폭행이 석 달을 넘기면서 이군은 심경에 큰 변화를 일으킨
다. 가해 학생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 극에 달하고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다. 일
기에는 '너희들 내가 다 복수할꺼야. 두고 보자' '너희는 심판을 받게 되겠지.
언젠가는…' '너희들이 인간이냐. 짐승만도 못한 놈들. 다 죽어라…'라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7
월에 들어서면서 이군은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다. 친구들의 폭행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가 곧 한계에 부딪힌다. 일기의 양도 부쩍 줄어든다. 그나마 여름방학이 친구들의 폭력을 견디는 유일한 버팀목이다.

2011년 7월19일 화요일


방학이 하루 남았다. 정○○의 주먹질도 성추행도 참아냈다. 버티자….

이군의 일기는 여기서 끝이 났다. 그 뒤에도 친구들의 폭행은 계속되었다. 오히
려 괴롭힘과 따돌림은 심해졌다. 이군에게 왜 일기를 계속 쓰지 않았느냐고 묻자 "애들한테 맞으면서 머리가 멍하고 기억력도 희미해졌다. 같은 일(폭행과 괴롭힘 등)이 반복되어서 쓸 필요성도 못 느꼈다"라고 토로했다.

출처: http://www.sen.go.kr/web/services/bbs/bbsView.action?bbsBean.bbsCd=221&bbsBean.bbsSeq=9568

관련기사: 열네 살 어린 학생의 ‘지옥에서 보낸 한철’


한 14살 소년의 왕따 일기다. 내 자식도 아닌데 보는내내 가슴이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어 참을수가 없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13살 , 14살의 어린 소년들이 짐승보다 못한 짐승들도 하지 않을 만행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는지 치가 떨린다. 자식이 있는 부모들은 무서워서 애들을 학교에 보내기가 힘들듯하다.

그런데 더 치가 떨리는것은 교사들의 행위다. 담임선생님이 폭행을 당한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모두가 반성문을 쓰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는것이다. 그러면서 뻔뻔하게 학교에 900여명의 학생이 있어서 일일이 관리를 하기가 힘들다는것이 학교측의 변명이다.

거기에 교장이라는 인간이 하는 말은 더 가관이다."지금 우리 아이들이 아픔을 겪고 있어 가슴이 아프다. 학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목적이다. 앞으로 아이들을
더 열심히 잘 가르치겠다는 생각뿐이다. " 뻔뻔함의 극치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니는것이 최상의 목적이라는 학교에서 학생이 1년이라는 시간동안이나 온갖 폭력에 시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방치를 했다. 그렇게 하고서 또 무엇을 가르치겠다는지 의문이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만이 아닌 교장과 담임선생님, 그리고 학교도 책임을 져야 한다. 교장은 물론 담임선생님까지 교사로서의 자격자체가 의심스럽고 그들이 앞으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못하도록 예방을 할수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교권이 무너져서 학생을 다스릴수가 없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체벌과 주먹이 아니여도 충분히 학생들을 교육할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된다. 진심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자신의 자식처럼 아끼고 사랑을 한다면 방법은 충분히 있을것이라는 생각이다.

교사들의 무관심과 방관이 학교폭력을 방조한 측면도 있다.제도를 탓하기전에 교사들은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는것이 필요하다.

정부의 책임도 있다. 어리다는 이유로 지나친 솜방망이 처벌을 적용해 어린 학생들이 법의 준엄함을 모르고 오히려 법을 이용하려고 하는 면도 있다. 강력한 처벌도 교육의 일환이다. 잘못을 하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

정부와 학교, 그리고 부모들, 우리모두가 스스로를 한번쯤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의 미래에게 , 대한민국의 미래에게 지나치게 무관심하지 않았는지?

관심을 가지자. 누군가를 비판하기에 앞서 스스로를 반성하고 우리 주위를 한번쯤을 살펴보자. 그리고 아낌없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자. 한번의 손길이 약자에게는 엄청난 용기를 줄수도 있으니...